아랍인의 히잡과 유대인의 너울
팔레스타인 시장길에 서 있는데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지나간다
깨긋한 하얀색 히잡을 쓰고 삼삼오오 팔짱을 끼고
무척 밝은 얼굴로 수다를 떨며 걷다가 나에게도 눈길을 보내주는데
마치 우리 여학생들을 보는 것 같은 친숙함이 느껴진다
이슬람의 히잡은 '부르카', '니캅', '아바야', '샤일라'로 나뉘어지며
이란 '차도르', 터키 '차르샵', 인도네시아 '푸르다', 중앙아시아 '카팔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베일', '스카프'라 하고 우리는 '너울'이라 쓴다
이삭의 아내가 된 리브가도 '히잡'을 사용했다는 구절이 있고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수천년 전부터 관습으로 내려오던 것이라 한다
우리 조선시대 여인들도 외출할 때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장옷을 입었으니
넓게 보면 히잡은 고대로부터 지역과 나라에 따라
여러 형태로 만들어져 내려오는 전통으로 이해하는게 낫지 않을까
잘못 알기에 생긴 편협한 생각을 바로잡기 위해
편견없이 지식을 받아들이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게
반목과 갈등을 해결하는 첩경이 아닐까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낙타에서 내려 종에게 말하되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냐
종이 이르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가 너울을 가지고 자기의 얼굴을 가리더라 (창세기 24:63-65)"
-헤브론 팔레스타인 시장에서, 이스라엘 (정유년 1/29)-
※ 부르카 : 얼굴까지 다 가리는 것
니캅 : 다 가리고 눈만 내 놓는 것
아바야 : 몸을 뒤덮는 망토
샤일라 : 머리카락이 다 나오고 살짝 가리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