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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④

노랑세상 살아가기 2021. 2. 16. 22:23

그리스도교 신앙을 말하다

왜 신앙의 언어는 그 힘을 잃었는가?

 

저자 마커스 J. 보그

출판 비아

발매 2017.04.20.

 

05.하나님

그리스도교의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을 이루는 말이 하나님이다. 거의 모든 예배에서 암송되는 주기도문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하나님을 부르며 시작된다.

 

그러나 하나님을 이해하는 방식은 상반된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하나님’을 세계 너머에 있는 존재, 세계와는 구별되는 또 다른 존재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하나님’은 세계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닌, 우리를 에워싼 신성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다.

 

존재로서의 하나님으로 이해하는 것은 하늘이라 상상하는 곳에 계신 신이며 인격적인 특성을 가진 존재이고 세상을 창조하고 지배하는 권세자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남성의 성격을 갖고 실재하지만 먼 곳에서 지켜보다가 필요한 경우에 간섭 혹은 개입을 통해 이 세계에 관여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하나님을 신성으로 이해하는 방식은 세계와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혹은 우리 안에 실재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하나님 에 있으며 하나님 에서 살며 하나님 에서 존재한다.

 

이렇게 이해하는 방식은 그리스도교 전통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받아들여졌으며, 하나님과 세상과의 관계를 사고하는 방식도 다르다. 이 관계로 이해하면 ‘개입’이라는 말은 더 이상 필요치 않게 된다. 개입을 통해서만 세상에 관여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와 함께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모든 곳에 현존하시며, 만물을 통해, ‘상호 작용’을 통해 당신의 뜻을 이루어나가신다.

 

06.하나님의 성품

그리스도교인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물어보면 모두 다른 대답을 할 지도 모른다. 개인별 생각에 따라 그만큼 여러가지 성품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각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알려주고 있다.

 

무관심한 하나님

태초에 이 세계를 창조하였지만 이 후에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 세계와 우리를 좋게 만들기 위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세계가 돌아가는 자연법칙까지 만들었기 때문에 그에 따라 돌아가는 세상에 관여할 필요가 없고 그저 존재할 뿐이다.

 

징벌적이고 위협적인 하나님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느끼고 있을 성품으로, 신앙과 행실에 대해 온갖 요구를 강요하는 존재이다. 우리를 사랑하지만 이를 어겼을 경우 무시무시한 진노와 함께 벌을 내리시는 분으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위협적이고 두려운 존재로 본다면 어떻게든 자기를 보호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는 삶을 살게 된다. 두려움에 바탕을 둔 종교, 두려움에 바탕을 둔 개인의 행동, 두려움에 바탕을 둔 정치는 거의 항상 함께 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거나 천재지변 같은 위험을 당하게 되면 자신의 죄 때문에 하나님의 징벌을 받는 것이라 단정해버린다. 실제로 어떤 사고가 나서 죽거나 다친 사람들에게 그들의 죄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이라 떠들어댄 목사가 있지 않았던가.

 

자비롭고 자애로우며 우리를 긍휼로 대하는 하나님

가장 성서에서 말하는 하나님과 가까운 성품으로 우리를 포함한 이 세계에 생명을 불어넣고 생명이 일어나도록 북돋으며, 우리와 이 세상이 변혁되기를 바라고 그러한 변혁에 관여하는 성품의 하나님이다.

 

이 관점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 단순히 구원을 받기 위해 하나님의 요구사항을 따르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은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자비로운 하나님과 우리를 벌하는 하나님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예외 없이 하나님이 조건 없이 베푸시는 은총에 조건을 다는 식으로 귀결된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구원하실 것이다. ‘만약’ 우리가 ‘~한다면’.말이다.

 

당신은 어떤 하나님을 바라며 어떤 성품이라 믿고 있는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