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풍경담기

강서 개화산 트래킹

노랑세상 살아가기 2015. 3. 23. 22:31

이제는 완연한 봄날씨를 보여주는 날, 서울 강서구의 해맞이 장소로도 유명한 개화산을 찾아 갔죠.

높이 123.5m의 나즈막한 산이지만 한강 조명이 무척 좋고 나무가 많고 둘레길이 잘 되어 있어 쉬엄쉬엄 걷기에 아주 좋은 산이더군요.

 

개화산의 전설(?)이 있다네요. 신라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주룡 선생이란 도인이 이 산에 살았는데 매년 9월9일에 동자 두 세명을 데리고 높은 곳에 올라가 술을 마시며 구일용산음(九日龍山飮 : 구구절에 용산에 올라가 술을 마시다)이라 해서 주룡산이라고 불렀습니다. 주룡선생이 돌아간 후 그 자리에서 이상한 꽃 한 송이가 피어나서 그 후로부터 개화산이라고 바뀌었답니다.

훗날 고려때로 추정되는데, 선생이 살던 곳에 개화사란 절이 세워졌다가 약효가 좋다는 약수 때문에 조선 말기쯤 약사사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산 정상에는 봉화대가 있었는데 현재는 터만 남아있구요, 6.25 한국전쟁 당시 김포비행장을 지키던 육군1사단이 북한 인민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장렬히 산화한 1,100여 명의 전사자를 기리는 충혼비가 있고, 그 아래에는 자그마한 미타사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날 황사때문에 시야가 무척 흐렸지만 일기가 좋은 날에는 정상 부근과 둘레길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가 꽤 멋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크게 힘들지 않으면서 걷고 보는 즐거움이 있는 산, 도심에서 힐링을 맛보기 딱 좋은 산인것 같아요.

 

방원중학교 쪽에서 올라가면 화장실 옆으로 둘레길 입구가 나와요. 여기 말고도 입구는 많이 있는데 한 바퀴 돌아보는건 여기가 좋을것 같더라구요. 그 앞의 도로에 주차도 가능하고 해서...

 

바위보다는 이런 흙길이 많고 계단이 별로 없어서 걷는데 크게 힘들진 않고, 경사가 급한 곳도 많지 않아 대체적으로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어요...

 

중간중간 갈래길에는 이렇게 안내 표지판이 잘 세워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요.. 뭐 그럴 정도로 크거나 넓은 산은 아니지만.. ㅋㅋ

 

앞에서 설명한 약사사 입구입니다. 꽤 넓은 부지에 세워져 있고 대웅전도 크고 웅장해요..  근데 내려오면서 생각해보니 약수터는 보질 못했다능..

 

약사사에 있는 범종인데, 종을 울리면 소리가 무척 맑고 널리 퍼져 울림이 좋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듭니다..

 

약사사 돌담을 끼고 조금 올라가면 정상 아래쪽에 큰 공터가 있고 한강 쪽으로 전망대가 있죠. 여기서 해맞이도 한다는데..

 

한강을 내려다 보면 가까이는 방화대교와 마곡철교, 난지도에 세운 하늘공원, 노을공원이 보이는데, 쾌청한 날이면 그 멀리 북한산, 남산도 아주 잘 보여서 경치가 무척 좋을 것 같네요. 이 날 황사가 꽤 심해서 이렇게 뿌연데 이런 황사가 올 봄에는 상당히 많아질 거라네요.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황사가 중국을 거치면서 스모그가 섞여 온갖 중금속을 담아갖고 내려온다지요. 앞으로 더 심해질것 같아 걱정입니다. 고비사막에 나무를 심어 사막화를 줄여나가야 할텐데, 중국 사람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가봐요.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무상으로 대여해주고 조금 지원해주면 엄청 잘 할텐데.

 

전망대 앞엔 이렇게 넓은 공터가 있고 헬기착륙장도 있어요. 앞에 보이는 저건 아마 참호용으로 만들어 놓은 거 같네요. 여기서 뭔 훈련을 하나요?

 

봉화대는 없어졌지만 그걸 기념해서 축소한 모형으로 세운 개화산 봉수대입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쳐올라오는 걸 보고 여기서 봉화로 상황을 알렸다고 하네요.

 

둘레길은 대부분 이런 나무 데크로 되어 있구요, 일부 구간은 산길과 연결되어 있어요. .. 정상에서 서쪽으로 돌면서 이 길이 나오는데, 이쪽 방향이 경치가 좋습니다.

 

써놓은 것처럼 저 멀리 김포 아라뱃길 지역이 보이죠. 근데 으~~ 그 놈의 황사때문에.. 으휴~~

 

전망대를 조금 높였으면 경치가 더 좋았을걸. 아래 부분이 가려지는게 약간 아쉽네요.

 

유일하게(?) 이름이 붙은 신선바위. 왼쪽 위 나무데크에서 보면 꽤 높은데, 돌아 내려오니 이정도만 보여요. 더 아래쪽으론 내려가지 못하게 되어 있구요. 이 지역에 개화산 바위가 거의다 몰려 있는 것 같아요. ㅋㅋ

그리고 전망이 좋아서인지 산행객들이 여기저기 바위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더군요. 아~~ 배가 고푸다.. ㅠㅠ

 

신선바위를 지나 조금 내려다가 둘레길을 벗어나 아래로 내려오면 호국충혼위령비와 미타사를 볼 수 있구요. 일단 묵념...

 

미타사와 미륵불입상.. 아주 단촐한 절이지만 고려 후기에 세워졌다고 추정되는 절이랍니다.

 

둘레길로 가려면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약간의 경사를 헉헉거리고 올라가면 김포공항이 보이는 부근에 전망대가 나오죠. 여기서 비행기 내리고 뜨는 걸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뭐 특별한 볼거리는 아니지만 가리는 것 없이 넓은 비행장을 보면 탁트인 경치가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하늘길 전망대를 끝으로 산행이 끝나지요. 내려오면서 안내지도가 있길래 찍어 올려봅니다. 지도를 보니 개화산을 도는 건 1코스 구간이군요. 산이 더 푸르러지고 날이 쾌청할 때 간식거리 싸들고 다시 찾아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