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풍경담기

시흥 소래산 트래킹

노랑세상 살아가기 2015. 1. 24. 22:41

겨울같지 않게 포근한 날씨에 오랜만에 등산을 나섰지요.

낮은 산이지만 의외로 주변에 가리는게 없어 경치가 좋다는 '소래산'으로 정하고 산림욕장으로 향했습니다.

소래산은 인천과 시흥의 경계에 있는데 산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1. 지형이 소라처럼 생겨서

   2. 냇가에 숲이 많아서

   3. 솔내에서 유래되어서

   4. 지형이 좁아서

   5. 신라 무열왕 7년에 당나라 '소'정방이 중국 산동성의 '래'주를 출발하여 이 산에 머물렀다고 해서

등등이라고 하네요.

 

높이는 해발 299.4m로 낮은 산이지만 생각보다 가파르고 계단이 엄청 많아 힘이 드는 산인 것 같아요.

산림욕장에서 올라가면 철쭉동산이 있어 봄 경치는 좋겠더라구요.

 

 산림욕장 입구인데 안에는 주차할 수가 없어요. 앞 길도 이차선으로 좁은 길이고 조금 아래로 내려가면 체육공원 담 아래 주차하거나, 내원사 쪽 또는 인천대공원 쪽에 주차할 수가 있다네요.

 

 철쭉동산 올라가는 데크. 팔각정, 벤치등이 많아서 쉴 공간이 넉넉합니다.

 

 철쭉동산 위 쪽에서 본 광경인데, 철쭉 필 때 오는 사람들 쉼터를 만들어 둔 것 같아요.

 

 거기서 부터 이런 경사로가 시작되고.. 돌계단 뿐 아니라 나무 계단도 엄청 많습니다. 무릎이 부실한 사람은 올라가기 버거울 듯 하고, 저도 무릎 보호대를 하고서야 용기를 내 올라갔죠. ㅎㅎ

 

 소래산을 가로지르는 길은 늠내길이라고 하네요. 표지판이 예뻐요. ^^

 

 중턱 쯤에 있는 병풍바위(일명 장군바위)라고 하는데, 앞 쪽에서 보면 희마하게 조각이 되어 있습니다. '마애보살입상'이라 하고 보물 제1324호로 지정되어 있다는 군요.

높이가 12.3m, 어깨 너비가 3.7m 이고 연화대좌 너비는 4.75m 랍니다. 돌을 약 5mm 정도 얕은 깊이로 파서 조각한 선각이라 하고요, 고려시대에 조각되었다고 추정하는 군요.

그 옛날에 어떻게 저런 높이에 조각을 했을까, 얼마나 힘들고 위험했을까, 상상이 안됩니다. 깊은 신앙심으로 만들었겠죠.

그 아래에는 제단을 만들어 놓고 불자들의 참배를 할 수 있게 배려해 놓았습니다.

 

 머리 부분만 찍은 샷인데, 잘 보이나요? 바위의 갈라진 금과 떨어져 나간 흔적들을 그대로 두고 마치 바위와 하나가 된 것처럼 조각이 자연스럽지요. 자비와 사랑을 베푸는 저런 인자한 얼굴이 지금 이 시대에 사람들의 강퍅하고 메마른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한다면, 그래서 정의와 상식과 원칙이 올바로 서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살아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정상 조금 아래까지 가면 탁 트인 시원한 경치가 나오는데, 쭉 뻗은 외곽순환도로와 그 왼편으로 인천대공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드디어 정상 도착, 소래산 정상이라 쓴 표지석 옆에 태극기와 좌우에 인천 남동구, 시흥시 깃발이 게양되어 있습니다.

 

 소래산 정상은 사방에 더 높은 산이 없어 전망이 무척 좋은데 오늘은 날이 흐려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네요. 아래 찍은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곳의 왼편이 소래포구입니다. 날이 쾌청했다면 인천 앞바다와 영종도까지 훤하게 볼 수 있겠더라구요. 아쉬움은 접고 다음을 기약하며 올라온 반대편 내원사 방면으로 내려오기로 했지요.

 

 정상이 보이는 곳에 이런 돌탑이 쌓여 있는데 누가 만들었을까요. 이것도 혹 고려시대에? ㅋㅋ

 

 내려오는 길은 많은 구역이 나무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그 옆으로 예전의 등산로 계단 흔적이 보입니다. 지금은 많은 등산객들로 인한 토양 유실과 안전을 위해 바꿔 놓았다고 하네요. 세상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걸까요. 자연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가를 이제서야 알아가고 있는 걸까요. 그런데 왜 4대강은 자연적인 모습과 자생적인 생태를 참고 견디어 보지 못하고 파헤쳐 인공 수로를 만들었을까요. 그렇게 해서 뭐가 도움이 되는지, 뭐가 좋아지고 더 나아진 건지, 도대체 한가지라도 있기는 한건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내원사는 기대했던 것에 크게 못미치는 작고 현대식으로 건축된 절이어서 실망을 하고 내려왔습니다.

아래 길로 내려오다가 지긋하게 나이 드신 아주머니로 보이는데, 저런 모형 자동차를 원격조종으로 몰고 올라오시더군요. 갑자기 만난 조금 희한한 광경에 놀라고 있다가 급 뒤돌아서 찰칵 담아 봤습니다. 설마 저 차를 몰고 정상까지 가시지는 않겠지요. 아니 차 바퀴로 봐선 여러번 가보셨는지도 모르겠네요. ㅋㅋ